『저 새파란 달을 안주삼아,   내 너의 눈물에 취하련다.』
by 에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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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Genesis


끊임 없이 이어지는 이상한 일.

시간은 흘러가고.

구원받지 못한 마음은 검으로 변한다.

반전.

믿고 있던 모든 세계가 뒤집힌다.

반전.

잊었던 기억이 살아나고, 그녀를 보는 마음이 뒤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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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리가 전에 이렇게 앞에 이거 적는거 재밌네요... [머엉]

마치 애니 예고편 하는 느낌.... [퍽]

뭐 어쨌든 오늘은 분량이 좀 적어 일찍일찍 썻습니다~

『우우우우욱────』
미칠듯한 구토감.
화장실. 화장실이.

『우욱-! 우으윽!!』
좌변기에 대고 구토감이 사라질때까지 계속해서 헛구역질을 해댔다.

『하아....── 하아....────』
벽에 몸을 기대고 천천히 호흡을 고르기 시작했다.
가쁘던 숨도 천천히 침착함을 찾아가자, 지금까지의 더럽던 기분이 오히려 상쾌하게 변했다.
마치 몸안의 더러운 기운을 모두 뱉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한참을 벽에 기대어 있는데...

「흥... 잊지마라. 현실의 시간 8시다.」

그것의 말이 떠올랐다.

『.......아─────』
상처가...
몸 여기저기를 둘러봤지만, 몸에 상처따윈 없었고 아픈 부분도 없었다. 오히려 더 활력이 넘치고 있는 것 같다...
『...역시 그냥... 꿈인가──?』

그래. 그런 일이 현실일 리가 없잖아. 무엇보다 련이는 내 옆에서 자고 있었는걸. 그런 이상한 곳에 있을리가....

어라...?
나.. 나올때 련이가... 있었...나?

달렸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련이의 방문이 열렸고, 그 안엔...
련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하....하....』
......그럼 그렇지.
내 옆에서 자고 있던 애가 어디로 사라질리가 없잖아.

『하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련이에게 다가가 이마에 손을 얹어보았다.
아침과 달리 지금은 별다른 열도 느껴지지 않았다.
많이 괜찮아 진걸려나.
뭐, 어쨌건 역시 아까 그건 꿈이겠지?

「시간은, 그 시계의 기준을 따라라」

또 그것의 말이 머리를 스친다.

시계.... 시계......

설마..?

방안을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손목시계따윈 보이지 않았다.
역시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지.
다 꿈이라고 치부하고 련이의 옆에 걸터 앉았다.

그런데.
련이의 손에서 시계를 보았다.

.................
한번도 본적 없는.. 물건.

조심스레 그 시계를 빼보았다.
째깍- 째깍- 거리며 돌아가는 그 시계 안에는.
그것과 소녀.
그리고 련이가 있었다.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서있는 시침의 그것.
점점 그것에게 가까워지려하는 분침의 소녀.
그 둘에게서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는 초침의 련.

시간.. 시간이.
벌써 7시 25분을 넘어서고 있다.

꿈.....
그 꿈이 사실이라면.. 이건..

그렇게 한참을 시계를 바라보고 있다가, 또 다른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초침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한 그것.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시계.
...해봐도 손해 볼건.. 없다.

결심하고 련이를 깨웠다.

흔들- 흔들-
적당히 련이의 몸이 흔들렸지만, 련이는 깨워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련아?』
이번엔 련이를 부르면서 좀 더 강하게 흔들어보았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련이는... 내가 깨워서 일어나지 않은적이.. 없는데..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련이의 뺨을 때려본다.
일어나지 않는다.

『.....련아?!!!』
일어나지 않을리가 없는데 일어나지 않는다.

억지로 련이의 몸을 일으켜서 그 몸을 벽에 기대어놓았다. 여전히 련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방금 몸을 일으키면서, 심장이 뛰고있고 숨도 확실히 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젠장! 좀 일어나봐!!』
그런데도 왜 일어나질 못해...!

련이를 다시 한번 조심스레 놔둔체,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명진이 녀석이라면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뚜.. 뚜... 뚜....
좀 받아. 빨리 좀 받으라고....

「아, 이명진 입니다. 지금은 핸드폰이 꺼져있사오니 메세지를 남기시든 뭘 하시든 좋을대로 하쇼이-」

...........
『젠장!!!』
수화기를 던져버렸다.

돈이 필요해.. 어떻게든 나가서 택시라도 잡아타서.

「...이 아이가 말한 곳은 성진시의 D-32 블럭 골목길 가장 깊은 곳에 있습니다.」
그곳으로 가야해.
꿈이든 뭐든 상관없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

집안을 이리저리 뒤졌다.
이 잡듯이 집안을 다 뒤지자 5만원 가량의 돈이 나왔다.
내 지갑에 있는 돈이 2만원.
합치면 7만원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해.

옷장에서 손에 잡히는대로 옷을 꺼내 입은 후, 련이를 업고 집을 빠져나왔다.

련이를 업은 내 모습이 이상한지 여기저기에서 시선이 집중됐지만, 그런거에 신경 쓸 여유따윈 없기에, 그 모두를 무시하고 택시 정류장 쪽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달려서 5분이 채 안 걸려 택시 정류장에 도착했고, 곧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휘유~ 형씨 솜씨 좋은데, 어디로 갈까? 람세스? 헤븐?』
『D-32블럭!!! ....아니──! 아... 아... 아카식.. 드라이브? 거기가 어딘지 알아요?!』
이상한 소릴 해대는 기사를 무시하고 다급하게 말했다.
『...거시기.. 거긴 모르겠고.. D-32블럭이라면 성진시 중앙에서 외각이고 골목길이 중첩된 곳인데? 양아치나 조폭들의 근거지란 소문도 있고... 그런덴 왜?』
『젠장! 상관없으니까 빨리 가요!』
그래. 그딴건 상관없어. 벌써 40분이잖아! 빨리 가지 않으면 련이가.. 련이가....!!

────두근.
──────두근.

『쩝... 뭐 상관은 없는데, 돈은 있으신감?』
돈 따윈 상관없다고!!!
『두배 낼테니까 최대한 빨리!』
『오호, 좋아. 그럼 시티레이서 택쉬~ 출발!』

그 말을 끝으로 기사는 미친듯 택시를 몰기 시작한다.
────두근.
련아.. 련아...
제발...
그 눈을 뜨고 날 바라봐....
──────두근.

『뭐 딱히 정의의 용사 흉내낼 생각은 아니고 그저 궁금해서 묻는건데- 그 아가씨는 요즘 떠도는 행방불명 소문에 묻어버리려고 납치한겐감?』
......그럴리가 없잖아.
네 머리속에 도대체 뭐가 들어가있는거냐.
『내 동생입니다───』
그래. 동생.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어쨌든 그런거랑 관련 없으니 빨리...』

곧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택시가 어둑어둑한 곳에서 멈췄다.
『자, 5만원에 더블해서 10만원 되겠소다 형씨』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5만원?
게다가 분명 미터기엔 5000원이라고 적혀 있는데?
『....5만원으로 보이진 않는데』
기사가 썩은 미소를 짓는다.
『허허, 이래서야 쓰나- 나의 멋진 주행을 봤으니 5천원에서 10배, 5만원에서 더블쳐서 10만원 어때? 뭐 싸게해서 9만원에 넘겨주지』
...미친놈.
하지만 이런 녀석이랑 여기서 논쟁할 시간따윈 없기에, 지갑채로 그 녀석에게 던져주곤 련이을 업고 나왔다.

택시를 빠져나오자 바로 눈앞에 빌딩...같은 건물이 보였다.
시간은.. 55분.
빨리.. 빨리 가야지..

발길을 놀렸다.
......?
발길을 놀렸다.
...............?
움직이지 않는다.
밑을 내려다보는데...
그림자가... 없다...

털컥-
차문이 열리는 소리.
뭔가... 이상해.

소리가 들린 곳. 기사를 쳐다보았다. 웃고.. 있다.

『...뭐죠』
이상해.
『아아- 긴장할거 없어』
발은 움직이질 않지.
기사가 그 모자를 벗는다.
갑자기 저 기사는 왜 내린거지...?
『.. 그 아이가 형씨의 동생이라고 했던가?』
이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간다.
조금 전부터 련이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미약해서.. 너무 미약해서 신경을 집중하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지만... 내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할리 없다.

『...무슨 상관입니까』
다시 발을 놀려본다.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좀 이상하다 싶어서』
파악-!!!!!!!
......진..동?
뭔가.. 날 스쳐 지나간것.. 같다.
도대체... 뭐야......

그의 피부가 부풀어 오른다.
터진다.
찌그러진다.
녹아내린다.

『....이윽』
고개를 돌리고 싶지만 돌아가지가 않는다.

크고, 튀어나온 회색의 눈.
흉하게 굽은 허리.
길다란 혀.
날카로운 이빨.

저건.. 마치.....

『괴물이라고 하지. 이히히히히!!!』
『.....뭐....뭐......야.....────!!』
발을 움직여본다. 도대체 저건 뭐야!!!
움직여. 움직이라고. 왜 움직이지 않는거야!!!

『그 여자아이.. 너무나도 좋은 냄새가 나... 맛있을 것 같아. 한입... 한입만 먹으면 안될까~ 응~?』
먹다니.. 도대체 뭘... 먹는다는거야!
련이는.. 련인.. 그런 것 따위가 아냐!!
『......시....시끄러....!!!!』
몸이 떨린다.
내가 떨리는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련이의 경련이 더욱 심해진 것이였다.

『....젠.....장......』
한걸음, 한걸음, 괴물이 다가온다.

이해가 되지.. 않아.
어제부터..

힘.
꿈.
괴물.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런 고민이..

또 다시..
시간을.. 느 려 지 게 만 든 다.

8 시 까 지 는 5 초.
움 직 여 라.
움 직 여 라.
아 . . . . .
움 직 인 다.

『 . . . 됐 . .』
미 처 말 을 끝 내 기 도 전 에 뒤 로 돌 아 미 친 듯 이 달 렸 다.

그 런 데.
그 괴 물 은 이 미 내 앞 에 서 있 었 다.

5 초 가 지 나 간 다.

파아아아아아악-!!!!!!
기묘한 공명음을 내며 련이가 나에게서 튕겨져 나간다.
안되.. 안되..!!
련이가 튕겨져 나간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괴물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공중에서 몇바퀴나 회전하며 날아가던 련이는.. 허공에서 중심을 잡고 섰다.

『────....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 련이가.. 설 수 있는거야.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 보니..
단단히 닫혀 있던 련이의 눈동자가 드디어 떠졌다.

새빨갛다...
그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고...
단지 새빨갛다.

그리고 그 뒤로는..
거대한.... 그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 아..─』

피와 같은 눈동자...
도저히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몸.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무언가 씹히는 소리.
....그런건 별 상관 없다.
분명.. 저것은...

『.....넌.......』
꿈에서 본 그것이다.

그것이 천천히 시선을 돌려 나를 바라본다.
『늦었구나 인간.』
.....아아아아아......
그 꿈.... 사실이였어.
그냥 꿈이였으면 했지만...
지독한.. 현실이였어...

늦었지.
그래 늦었어.
그런데.

『....젠...장...!!! 내 잘못이 아니잖아!!!!!!!!!!』
그래. 내 잘못이 아냐. 난 최선을 다해 달려왔어.
『갑자기... 갑자기 저런 괴물이!!!!!!』
『어떻게 해도- 무엇을 해도, 변하지 않는 결과였다』
『그게.. 무슨 말이야!!!!!!!』
변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어째서 내가 이렇게 달려오겠냐고!!!!!!

련이를 보았다.
그것을 보았다.

그것이 고개를 천천히 치켜들자, 련이의 머리칼이... 밤의 색으로 물들어간다...
갈색으로 빛나던 그 머리칼이... 새까맣게...
피의 눈도.. 점점더 작아져.. 새빨간 동공을 만들어낸다.

원래도 길었지만... 그 머리는 점점 더 길어진다.

『련아....────..... 도대체 련이를 어쩌려는거야!!!!!』
『인간의 의지는 나약한 것.. 이 안에 휩쓸려 이미 일부가 되었을터... 이 기회에 포기한 것을 배워라 인간』
그것이 몸을 움직여 련을 감싼다.
왜.. 왜 네가 련이를 가지고 간건데.
『.......시...끄러...』
련이는.. 련이는....
    것이라고....
『왜 련이야!!!!!!!!!!!!』
미친듯이 울부짓는 내 목소리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젠장!!!!!!!!!!!!!!』

바닥을 내려친다. 살이 까지고 피가 나도 멈추지 않고 계속 친다. 뼈가 부서져 가루가 될 정도로 내려친다.
난 왜..
련이를 구할 수 없는건가.

난 왜..
이렇게 무력한건가.

『응? 뭐야 이건, 완전히 난리가 났잖아?』
그것과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보자 전에 한번 보았던.. 아연 선배가 보였다.

『...선....배....?』
하지만 그게 어쨌단건가.
지금 여기서 날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어디에 있단...
쾅!!!!!!!!!!
선배가 서있던 장소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긴다.
『────────!!!』
죽은...건가?

내 생각과는 달리 선배는 그 옆에서 놀랐다는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야... 미녀를 납치하려는 악룡인가?』
『아..────』
살아있어.
저것의 공격에도.

다시 련일 쳐다보았다.
련이의 이마에는 기묘한 표식이 생기려 하고 있었다.
생기려 하다가, 사라지고.
사라지려 하다가, 생기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계속해서 반복된다.

『...선배... 무슨 일인지.. 알아요?』
이 사람이라면 알지도 몰라. 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야 당사자인 네가 더...』

『...오...빠.... 무서....워...』

─────────!!!!!!
목소리가 들려온다.
련이. 련이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련이를 바라 보았다.
붉은 눈이 이제는 검은 눈으로 바뀌려 하고 있다.
그러나 표식과 마찬가지로 그 눈은 검은 눈과 붉은 눈을 오간다.

『아... 아파... 흑...』
생각할 시간 따윈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달려가고 있었다.

『흥.』
그것이 비웃는다.
쾅!!!!!!!!

마치 그때처럼.
하늘과 땅이 다시 한번 뒤바뀐다.

『으윽... 묵직하군, 괜찮냐?』
그래도 차이점이 있다면....
나를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이 선배라면....
나를 도와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선배....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면, 저 애를 소개 시켜주는 어때?』
『뭐든지 해줄테니까 제발!!!! 련이를 좀 구해줘요!!!!』
이토록 다급한데도 선배는 여유가 있다.
이 마음은 다 타들어가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는데...
『좋아, 저 덩치에게서 아가씨를 빼오면 되는건가?』
『예... 제발.... 그렇게 해주세요...』

그럼- 이라고 하며 선배가 앞으로 나가 그것과 정면으로 대치했다.
『어이! 덩어리! 여기 좀 보시지!』
『으으.. 하찮은 인간따위...』

파악-!!!!!
좀전과는 다른 기묘한 공명음이 들리고, 그것의 앞에 정말로 커다란 붉은 눈동자가 나타났다.

새빨간 피의 눈들.
그것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눈싸움을 시작한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선배가 무릎을 꿇고 쓰러진다.
동시에 그것이 련의 몸안으로 빨려들어간다.
털썩-
그리고 쓰러지는 련이.

아아아아........

련이에게로 달려갔다.
조용히 잠들어 있는 그 모습이, 지금이라도 당장 부서질 것 같이 위태위태해서.. 너무.. 슬프다.
련이를 조심스레 안아 올려 끌어 안았다.

아아....
눈이.. 뜨겁다.
뭔가가 흘러 내리는 것... 같..다.

『으흑...─── 흑....──── 련아... 이젠.. 이젠 괜찮아...』

흘러내리는.. 그 무언가...

내 품안에 있는...

내가   하는 사람...
내가  랑하는 사람...
내가.................

아아아아아─────.

잊혀졌던...
아니...
잊어버린 그 기억이.
돌아온다.

하얀... 눈의 세상.

그 속에서 나는...
이 소녀를.... 만났고....

이 소녀를........
사랑했다.

사랑하는..
사랑하는..
나의.. 련.

*****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다시 재정신을 차리고는 앞에 보이는 건물 안으로 둘을 데리고 들어갔다.
그 건물안에 있는 까페.
오컬트 까페-아카식 드라이브(Occult Cafe-AKashic Drive). 그것이 말했던. 내가 도착해야 했던 장소였다.

그 안으로 들어서자 까페의 오너라는 한 아가씨가 나를 반겼고, 오너는 쓰러져 있는 선배와 련이를 적당한 곳에 눕혀주는 수고를 마다않고 해주었다.

『....감사합니다』
『아,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보나마나 아연씨에게 휘말린 걸텐데』
『....────』
...누가 누구를 휘말리게 했다고?
틀렸어요.
내가 선배를 휘말리게 한거지.

둘을 눕히고 나자, 그제서야 겨우 한숨 돌리고 오너와 마주 앉았다.
정말로 선명한 금발을 양쪽으로 묶어내린 그 모습을 보니 나와 같은 나이 같다. 그런데도.. 한 까페의 오너 라니..
저 어린나이에 벌써 독립..인건가?
...외국인이라서 그런걸까.

『...실례가..되지 않는다면.. 여기는?』
『으음... 아연씨에겐 이야기를 듣지 못하신 모양이군요. 간판에 걸려있듯이 오컬트 까페에요』
....알고 있다. 들어올때 분명히 보았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오컬트라고 해도 이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도 괜찮을까요?』
....나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네』
그러니까 이 오너에게 말하면 알지도 몰라.

그것이 나왔던 꿈에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얘기했고, 그녀는 처음부터 끝가지, 굉장히 차분한 태도로 나의 얘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말하는 나 자신조차도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질 않는다.
『굉장한 일을 겪으셨군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많이 놀란 것 만이 아니라...
이 마음이 허물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없음이..
이 마음을 허물게했다.

『...예───, 련이는.. 도대체...』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끼익─.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련이가 문을 열고 나왔다.
이전에 비하면 훨씬 더 길어긴 흑발에.. 붉은 눈.
....두렵다.
내가 이전에 알던 련이가 아닐 것 같아서.. 너무도 두렵다.

하지만, 그 불안한 표정을 보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련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련이를 불렀다.
『에?....아──』
깜짝 놀랐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가, 볼을 잔뜩 부풀린다.
아아... 다행이다. 저 모습. 이전 그대로의 련이이긴 하지만, 놀라지는 않았을까 걱정된다.

오너에게 고개를 숙여 미안함을 표하고는 련이에게 달려갔다.

『련아... 괜찮아?』
『괜찮냐니.. 무슨소리야? 분명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여긴 또 어디고...』
..........아?
기억... 못 하는건...가?
.....다행...
정말.. 다행이다.
그런 일따위.... 없었던 일이야..

『......으으응....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냐...』
『...뭐야? 바보. 응? 왜... 왜 울어...』
『─────아?』
울어?
손으로 눈가를 훔쳐보았다.
눈물..이다.

너무 기쁜걸까..
련이가 지금 내 앞에 이렇게 서 있다는 사실이.

『...아냐──』
『왜 그래... 어디 아파?』
실컷.. 실컷 걱정시켜놓고.. 네가 그렇게 걱정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면 어떻하는거야...
『──그런거 아냐-.. 괜찮아──』

손을 들어 련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이전보다 더 부드럽다. 더 부드러운데.. 마음에 안 든다.
그것과 관련이 있단 것 때문에...
『우우.. 뭐야 뭐』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야──』
너무나도 다행이다.
by 에리드 | 2005/01/28 01:21 | Another Genesis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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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stral at 2005/01/28 03:01
나의 련 이라니! 나의 라니! ㅠ-ㅠ!
Commented by 크리 at 2005/01/28 21:21
근데 왜 짤방은 맨날 포옹장면이냐?;
Commented by 페니아 at 2005/01/31 02:31
..캬앙(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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